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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유적 실존양식의 인간은 그가 과거에 축적한 것 - 돈, 땅, 명성, 사회적 신분, 지식, 자식, 기억 등- 에 묶여 있다. 그는 과거를 돌아보며, 과거의 느낌들(또는 그가 느꼈다고 여기는것들) 을 추억함으로써(이것이 센티멘탈의 본질이다) 과거를 느끼려고 애쓴다. 그는 바로 과거 자체이다. 그는 "나는 과거의 나로 존재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 자유의 왕국은 사실상, 외적 효용성과 강요에 의한 노동이 멈추는 지점에서 열린다. 그러니까 그 왕국은 본질상, 물질적인 생산영역을 넘어선 곳에 존재한다. 미개인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생명을 부지하고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해서 자연과 싸우지 않으면 안되듯이, 문명인 역시 자연(본성)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도 그가 그 어떤 사회형태에 몸담고 있든지, 그 어떤 생산형태하에 있든지 말이다. 인간이 문명인으로 발달함에 따라서, 자연(본성)을 필수로 하는 영역도 확대된다. 왜냐하면 (문명인으로서의) 인간의 욕구가 증가하는 동시에 그 욕구를 충족시켜야 할 생산능력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생산분야에서의 자유는 사회화된 인간, 즉 협동생산자들이 맹목적인 힘에 이끌리듯 자연(본성)과의 신진대사에 지배당하지 않고 그것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여 그들의 공동관리하에 둠으로써, 인간의 본성에 가장 적합하고 합당한 조건 하에서 최소한의 힘을 소모하여 자연(본성)과의 신진대사를 수행하는 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필수의 영역은 여전히 남는다. 그 영역을 넘어선 곳에서 인간 본연의 목적인 인간적 힘이 펼쳐지는, 참된 자유의 왕국이 열린다. 그러나 이 왕국은 저 필수의 영역을 바탕으로 해야만 꽃필 수 있다. 노동시간의 단축은 그 근본적 전제이다(K. Marx, 1971, 제3부, p.828).
... "무엇 때문에 그런 번거로운 계획을 세우는가?" 라고 묻는 사람들도 있을것이다. "여론조사를 통해 단시간에 전체 국민의 의견을 알 수 있지 않은가?" 이 반론은 의사표시 형태에서 실로 문제성이 있는 측면의 한끝을 건드리고 있다. 도대체 여론조사의 바탕을 이루는 "의견"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충분한 정보도 비판적 성찰이나 토론의 기회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의 문자 그대로의 "견해"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그뿐만 아니라 여론조사 대상자들은 자기네 "의견"이 중시되지도 않고 이렇다 할 영향력도 가지지 못하리라는 점을 미리 의식하고 있다. ...... 투표자들은 특정 후보자에게 위임하겠다는 표를 던지고 나서 뒤돌아서면서 즉각, 자신의 투표행사가 선거과정에서는 이렇다 할 실제적인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리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정치적 투표는 그 반 최면술적인 선거전략으로 투표자의 사고력을 둔화시키는 탓에, 여론조사의 경우보다 어떤 면에서는 한층 더 불리한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결국 선거는 후보자의 야망이나 포부가 걸린 아슬아슬한 멜로드라마가 된다. 투표자들은 자기가 선호하는 후보자에게 표를 던짐으로써 이 드라마에 참여할 수 있다. 비록 적지 않은 시민들은 이와 같은 제스처를 거부하기는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검투사가 아닌 정객이 싸움을 벌이는 이 로마식 원형극장의 구경거리에 매료되는 것이다. 진정한 확신에 이르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건, 즉 적절한 정보의 확보와 자신의 결정이 영향력을 가진다는 의식이 전제되어야 한다.
... 서구세계의 대다수 사람들은 소비자로서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그와 같은 행운을 누리면서도 그것만으로는 미흡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수효가 점점 더 늘고 있다. 그들은 많이 소유하는 것이 곳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다. 이렇듯 전통적 윤리가 시험대 위에 올려졌고 경험에 의해서 확인되고 있다. 다만 중산층적인 사치의 혜택권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만, 이를테면 서구세계의 극빈계층이나 "사회주의" 국가의 대다수 주민들의 경우에만 이 낡은 환상이 그대로 살아 있다. 사실상 "소비를 통한 행복"에 대한 희망은 이 부르주아적 꿈을 미쳐 실현시키지 못한 나라들에서만 강하게 살아 있을 뿐이다.
201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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