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밑줄긋기

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2012

이니그마7 2020. 3. 21. 02:13

... 그러니 그런 두 가지 증오의 열매가 사과쟁이일 수밖에 없지 않겠나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아버지가 그랬듯이 온화하고 섬세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생각했던 아버지처럼 언제까지고 침입자일 것이었다. 그러니 준엄한 논리에 따라 침입자이면서 동시에 온화한 사람은 평생 사과를 해야 하는 운명에 놓인다.


..."그래도 이해는 간다. 농담은 위험한 게 됐지. 야, 너 잘 알고 있어야돼! 스탈린이 자기 친구들에게 해 준 자고새 이야기를 기억해! 그리고 화장실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른 흐루쇼프도! 위대한 진실의 영웅, 경멸의 말들을 토해 내던 그 사람 말이야. 그 장면은 예언적이었던 거야! 그 장면이야말로 정말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지. 농담의 황혼! 장난-후의 시대!"


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2012


무의미한 깃털같은 것들의 축제, 가벼워서 깃털같이 무거운 농담들, 너, 참을 수 없이 무의미한.

 

20150630.

'밑줄긋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의 선물, 은희경 1995  (0) 2020.03.21
깊은 슬픔, 신경숙 1994  (0) 2020.03.21
자기 암시, 에밀쿠에 1922  (0) 2020.03.21
소유냐 존재냐, 에리히 프롬 1976  (0) 2020.03.21
나목, 박완서 1970  (0) 2020.03.21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