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니 그런 두 가지 증오의 열매가 사과쟁이일 수밖에 없지 않겠나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아버지가 그랬듯이 온화하고 섬세했다. 그리고 어머니가 생각했던 아버지처럼 언제까지고 침입자일 것이었다. 그러니 준엄한 논리에 따라 침입자이면서 동시에 온화한 사람은 평생 사과를 해야 하는 운명에 놓인다. ..."그래도 이해는 간다. 농담은 위험한 게 됐지. 야, 너 잘 알고 있어야돼! 스탈린이 자기 친구들에게 해 준 자고새 이야기를 기억해! 그리고 화장실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른 흐루쇼프도! 위대한 진실의 영웅, 경멸의 말들을 토해 내던 그 사람 말이야. 그 장면은 예언적이었던 거야! 그 장면이야말로 정말로 새로운 시대를 열었지. 농담의 황혼! 장난-후의 시대!" 무의미의 축제, 밀란 쿤데라, 2012 무의..
아주 늙은 앵무새 한 마리가 그에게 해바라기 씨앗을 갖다주자 해는 그의 어린 시절 감옥으로 들어가버렸네. 소화기 블록의 압박감에서 기시한 뭔가 다급한 마음도 있었겠지만서도 당황스러울 만큼 빠르고 편하게 읽힌 책. 책장을 덮었을 때 어떻게든 강렬한 심상이 남는 책이 있는가 하면(가령 설국의 새하얀 이미지)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말 그대로 투명한) 책이 있는데, 이번 것은 아마 후자에 속하지 않을까. 문단문단은 간결하고 또 표현은 장황하되 끊김이 없으며, 지나치게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그만큼 넓게 관찰되는 소설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유기적이지 않은 것이 어딘가의 평에서 말했듯 쿤데라의 그것과 비슷하기도 하고. 꽤 부담스러울 수 있는 내용임에도 마음이 편안한 이유가 내가 아직 어려서인..
0. 신경숙, 1994 1. 교과서나 모의고사 고빈도 출제작 '외딴 방', 한 때 엄청난 베스트셀러 '엄마를 부탁해' 의 작가 신경숙의 작품을 처음 읽었다. 이미 발췌본으로 접한 그녀의 난해한 문체(왜인지 소개글이나 추천글에서는 '아득한' 문체라고 애써 포장하고 있지만)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는 않았으나 내 오래된 위시리스트 상단을 차지하고 있었기도 했고 가을 맞이 책 한 권이 왠지 그리워져서(방학 때 피치못할 일들로 책을 읽지 못했다) 시험기간에 구매. 근 사흘 간 500쪽 분량의 장편을 완독했다. 2.예상했던 것처럼 신경숙의 글은 난해했다. 시점이 문장을 건너뛰며 쉴 새 없이 오고가고, 문장은 두서없고 정말 '아득' 하다. 그럼에도 그녀만의 방식이 조금 익숙해지면서부터는 내용이 확 와닿기 시작하는건,..
... 어떤 일에서 의지와 상상이 부딛치면 항상 상상이 승리한다. 그것이 우리가 원하는 일이건 원치 않은 일이건 상관없다. 잠을 자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누군가의 이름을 생각해 내려고 하면 할수록, 웃음을 참으려고 하면 할수록, 장애물을 피하려고 하면 할수록, 눈은 점점 초롱초롱해지고, 그 사람의 이름은 모호해지고, 웃음은 더욱 터져 나오고, 장애물은 점점 더 다가온다. 우리가 움직이는 데에는 의지보다 상상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의지를 더하도록 충고하는 것은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우리는 상상을 더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매일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기 전과 그리고 매일 저녁 잠자리에 들기 전에 눈을 감고 성공을 위한 주문을 스무 번 반복한다. 나지막이 숫자를 세어가며 이렇게 반복한다. "나는 날..
... 소유적 실존양식의 인간은 그가 과거에 축적한 것 - 돈, 땅, 명성, 사회적 신분, 지식, 자식, 기억 등- 에 묶여 있다. 그는 과거를 돌아보며, 과거의 느낌들(또는 그가 느꼈다고 여기는것들) 을 추억함으로써(이것이 센티멘탈의 본질이다) 과거를 느끼려고 애쓴다. 그는 바로 과거 자체이다. 그는 "나는 과거의 나로 존재한다"라고 말할 수 있다. ... 자유의 왕국은 사실상, 외적 효용성과 강요에 의한 노동이 멈추는 지점에서 열린다. 그러니까 그 왕국은 본질상, 물질적인 생산영역을 넘어선 곳에 존재한다. 미개인이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생명을 부지하고 종족을 번식시키기 위해서 자연과 싸우지 않으면 안되듯이, 문명인 역시 자연(본성)과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도 그가 그 어떤 사회형태에 몸담..
... 나는 진이 오빠의 금속성으로 비정한 눈과 굳게 닫힌 얄팍한 입술을 생각했다. 그는 절대로 너절한 답장 따위는 안 쓸 게다...(중략)... 그러나 답장은 안 주셔도 좋습니다. 사랑하는 진이 오빠. 좀 쑥스럽지만 이렇게 부르고 싶습니다. 이웃의 개 짖는 소리도 안 들리게 넓은 집에 외롭게 살고 있기 때문인가 봅니다. 이 무섭도록 완벽한 적막을 견디는 길은 사랑하는 여러 사람들을, 사랑하는 남자, 사랑하는 친구, 사랑하는 혈연을 가졌다는 믿음뿐입니다. 그럼 안녕ㅡ 어머니의 그 독특한 마른기침 소리가 나고 그것에 호응해서 문풍지가 울고 분합문과 채양이 떨었다. 中, 박완서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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